아파트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 '19년 10월이었습니다.
그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는데 월급은 만족스럽지 않고, 서울시내 집값은 자꾸만 오르고 있었습니다.
분양 받아야겠다 마음먹으니 당첨자 점수는 60점대, 저는 14점.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먼 이야기이고, 소득도 애매하게 걸쳐있어 그나마 당첨 확률도 낮았습니다. 결국 구축 매입이 남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혼자 살테니 15~20평 정도 1.5~2룸 아파트
2) 주담대 + 회사대출 + 저축잔고 = 3억 내외 매물
3) 종로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
네이버 지도로 1호선 라인을 훑다가 눈에 들어온 노원구 월계동. 마침 부동산 공부를 먼저 시작한 친구의 추천도 이곳이었습니다. 일명 노도강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이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들어온 건 월계역을 단지 안에 품고 있는 <월계사슴 3단지>. 이거라면 출퇴근이 정말 편해질 것 같았고, 이제 19평 가격을 알아봅니다.
2~3년 사이 집값이 크게 급등했습니다.
전세가율이 53%에 이르자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방문한 결과, 초초초역세권이지만 역 배차간격이 10분 정도로 생각보다 깁니다. 복도식이라는 점 , 주차 공간이 많지 않은 점, 주변 상권이 없다는 단점들이 머릿속을 지배합니다.
그래도 장점을 떠올려봅니다.
GTX C노선이 바로 아래 광운대역을 지납니다.
노원구는 강남-목동 다음으로 교육열이 높다고 합니다. 방음이 잘 안되고, 복도식이라 사생활이 신경쓰이고, 벌레도 나온다지만 남자 혼자 사는데 큰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일단 주변의 다른 아파트와 비교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의 노원구 소형 평형 아파트 가격을 아래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월계삼호4차는 광운대역 옆이라서, GTX C노선 호재로 이미 매매가가 껑충 뛰었습니다. 신내신영6단지가 전세가율로는 합리적이지만, 보다 외곽에 있어서 마음에 걸립니다. 창동주공 18단지도 좋지만, 1호선 창동역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19년 10월, 저는 전세가율을 보고 지금은 매입시기가 아니라고 판단을 내립니다. GTX C 호재를 제외하면 별로 주거환경이 좋지 않기에 '거품'이 끼었다고 본 것입니다.
'21년 5월. 19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월계사슴 3단지 기준, '19년 10월 3.2억이던 가격이 5.5억으로 72% 상승했습니다.
주변 유사 평형대의 아파트도 모두 큰폭으로 올랐습니다. 제 현금 몇천만원을 가지고, 세금/부대비용 제하더라도 2억원은 벌었을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에게는 적지않은 금액입니다.
왜 이곳들이 올랐을까요?
부동산 사이클의 급등기였기 때문에, 9억원 이하 아파트로 대출 규제가 그나마 적었기 때문에, 3억 전후 매물로 패닉바잉하는 20~30대의 타켓이 되었기 때문에, 중장기 교통 호재가 명백한 지역이었기에, 약 30여년 연식으로 향후 재개발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에 라는 이유들을 생각해봅니다.
저는 왜 그때 투자하지 못했을까요?
부동산 사이클을 몰랐기 때문에, 전세가율만 보고 겁먹었기 때문에, 모르고 두려우면서도 알고자하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현금이 없어 '영끌'해야 하는 부담이 컸기 때문에 라는 변명을 해봅니다.
물론 지금의 가격은 '거품'인 것 같기도합니다.
하락 사이클에서 이 가격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과거를 돌이켜 보고, 앞으로를 준비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지난 후회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한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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